철길 바로 옆에 산다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은 소음과 진동, 그리고 왠지 낙후된 이미지입니다.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창문이 흔들리고, 철길 건너편으로 넘어가려면 굴다리나 육교를 한참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동네를 선뜻 좋게 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도 철길 인근 지역은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흔히 거론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철도를 땅속으로 넣고 그 위에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철도지하화 사업을 제도화하면서, 그동안 철길 때문에 소외됐던 동네들이 오히려 개발 기대감의 중심에 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뉴스에서 조차장역, 경부선, 경인선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습니다.
다만 이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떤 지역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그리고 실제로 지하화가 되면 동네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철도지하화 제도의 큰 틀과 현재까지 확인된 진행 상황, 그리고 과거 사례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는 변화의 모습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글에서 정보를 정리한 세 가지 기준
철도지하화 관련 정보는 지역별로 제안 단계와 확정 단계가 섞여 있어서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세 가지 기준을 세워 내용을 구분했습니다.
첫째는 공식 발표 여부를 우선했고, 둘째는 발표 시점을 함께 밝혀서 정보가 언제 기준인지 헷갈리지 않도록 했으며, 셋째는 아직 협의 중이거나 확정되지 않은 내용은 추정이나 제안 단계라고 분명히 표시했습니다.
- 공식성: 국토교통부나 지자체의 공식 발표 내용을 우선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 시점 명시: 모든 수치와 진행 상황에는 확인된 시점을 함께 표기했습니다.
- 단계 구분: 확정된 선도사업과 아직 제안 단계인 구간을 명확히 나눠 정리했습니다.
| 구분 | 노선 및 구간 | 진행 단계 | 핵심 특징 |
|---|---|---|---|
| 1 | 대전 조차장역 | 선도사업 확정 (2025년 2월) | 조차장역 이전 후 부지 개발 추진 |
| 2 | 부산 (구체 구간) | 선도사업 확정 (2025년 2월) | 3개 선도사업 중 하나로 확정 |
| 3 | 안산선 초지역~중앙역 | 선도사업 확정, 기본계획 수립 단계 (2025년 9월 기준) | 약 5.12km 구간 지하화 및 상부 개발 |
| 4 | 경기도 경부선 석수역~당정역 | 지자체 제안 단계 (2025년 2월 기준) | 약 12.4km, 사업비 약 14조원으로 추정 |
| 5 | 경기도 안산선 | 지자체 제안 단계 (2025년 2월 기준) | 약 5.1km, 사업비 약 1조5천억원으로 추정 |
| 6 | 경기 인천 경인선 역곡역~부개역 | 지자체 합동 제안 단계 (2025년 2월 기준) | 약 22.6km, 경기 5개역과 인천 11개역 포함 |
| 7 | 서울 경부선 및 경원선 | 제안 단계, 확정 전 (2026년 9월 기준) | 총 67.6km 구간을 국토부에 제안한 상태 |
철길 옆 동네가 오랫동안 꺼려졌던 이유
철길 인근 지역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던 것은 단순히 기분 문제가 아니라 실제 생활 불편과 관련이 깊습니다. 열차가 오갈 때마다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일상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고, 철길이 지상에 놓여 있으면 동네가 물리적으로 갈라지면서 통행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불편은 시간이 지나면서 동네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이야기로는, 철길 주변 지역은 상권이 활성화되기 어렵고 신규 개발도 더디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소음과 진동, 그리고 단절된 생활권
철길이 지상에 있으면 동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철길 이쪽과 저쪽 주민들이 서로 오가려면 굴다리나 육교 같은 제한된 통로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구조는 상권이 한 곳으로 뭉치기 어렵게 만들고, 생활권이 자연스럽게 둘로 나뉘는 결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낙후된 이미지가 만든 저평가
부동산 시장에서는 같은 조건이라도 철길과의 거리가 가까우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흔히 나옵니다. 이는 정확한 통계로 단정하기보다는 오랜 기간 누적된 인식과 실제 생활 불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철도지하화, 무엇이 달라지나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입니다. 이 법은 2025년 1월 31일 하위법령과 함께 시행됐으며, 역세권을 고밀도로 복합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앞서 2024년 12월 30일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시행방안이라는 중장기 로드맵도 발표했습니다. 이 방안에서는 상부 개발이익으로 지하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사업을 먼저 추진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지역은 지자체 지원이나 지역 파급효과 등을 함께 고려해 추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 특별법 시행: 2025년 1월 31일 하위법령과 함께 시행되어 역세권 고밀 복합개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 개발 유형 다각화: 국토부는 개발 유형을 16개로 다양화하고 고밀입체개발에 특례를 부여하는 방향을 밝혔습니다.
- 선도사업 확정: 2025년 2월 19일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대전, 부산, 안산 세 곳이 선도사업 대상으로 최종 확정됐습니다.
- 안산선 진행: 안산선은 초지역에서 중앙역까지 약 5.12km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를 개발하는 내용으로, 2025년 9월 기준 기본계획 수립 단계로 넘어갔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철도지하화 특별법의 핵심 내용
이 특별법의 핵심은 철도 부지를 단순히 지하화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위에 생기는 유휴 부지를 상업시설이나 주거시설 등으로 복합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하화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개발이익으로 일부 회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업 추진의 현실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선도사업으로 확정된 대전 부산 안산
대전은 조차장역을 이전한 뒤 그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안산은 초지역에서 중앙역까지 약 5.12km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를 개발하는 계획입니다. 다만 대전 조차장역 관련 구체적인 개발 면적이나 사업비 수치는 자료마다 표기가 달라 원문 확인이 더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수도권은 어디까지 왔나: 제안 구간과 진행 상황
많은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결국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진행 상황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자료마다 시점이 조금씩 엇갈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2025년 2월 기준으로 여러 구간을 국토부에 제안한 상태입니다. 경기도는 경부선 석수역에서 당정역까지 약 12.4km 구간과 안산선 약 5.1km 구간을 각각 제안했고, 경기도와 인천시가 합동으로 경인선 역곡역에서 부개역까지 약 22.6km 구간을 제안했습니다. 이 경인선 구간에는 경기도 5개역과 인천 11개역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기도와 인천이 제안한 구간
경기도가 제안한 경부선 석수역에서 당정역 구간은 사업비가 대략 14조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안산선 구간은 약 1조5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2025년 2월 자료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초기 제안 단계에서 나온 추정치이기 때문에 실제 사업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규모나 비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제안한 경부선 경원선
서울시는 경부선 34.7km와 경원선 32.9km를 합쳐 총 67.6km에 이르는 구간을 국토부에 제안한 상태이며, 2026년 9월 기준으로도 아직 국토부의 최종 확정 전 제안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국토부는 당초 연내 1차 선도사업 지정을 계획했으나 지자체 간 협의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늦춰졌다는 2025년 보도도 있어, 수도권 개별 구간의 최종 지정 여부는 2026년 9월 현재까지도 시점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관심 있는 지역이라면 국토교통부나 해당 지자체의 최신 공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지하화가 동네를 실제로 바꾼 사례와 앞으로 지켜볼 점
제도와 계획만으로는 실제로 동네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참고할 수 있는 것이 이미 지하화가 진행된 지역의 사례입니다. 국토연구원이 2026년 9월 22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경부동탄터널 지하화 이후 터널 주변 0에서 500미터 구간에서 사업체 다양성이 눈에 띄게 늘고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의선숲길 사례도 자주 인용됩니다. 이 지역은 홍대와 공덕, 연남동처럼 기존에 형성돼 있던 상권을 하나로 연결해 더 넓은 생활권 단위로 확산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한 2006년부터 2015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공원에서 100미터씩 가까워질 때마다 인근 아파트 가격이 평균 4.26퍼센트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 경부동탄터널: 지하화 이후 터널 주변 0에서 500미터 구간에서 사업체 다양성이 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경의선숲길: 홍대, 공덕, 연남동 등 기존 상권을 연결해 생활권 단위로 확산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 공원 인접 효과: 2006년부터 2015년까지의 자료 기준으로 공원과 가까울수록 아파트값이 평균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 다만 이런 사례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특정 동네의 미래 가격 변동을 그대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경부동탄터널과 경의선숲길이 보여준 변화
두 사례 모두 지하화가 단순히 소음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상에 새로 생긴 공간이 상권과 생활 공간으로 다시 채워지면서 동네 전체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최근 지하화가 논의되는 지역에서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관점에서 주의할 점
다만 지하화 계획이 발표됐다고 해서 곧바로 동네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선도사업으로 확정된 이후에도 기본계획 수립, 설계, 착공, 완공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실제 착공 시점이나 완공 시점은 지역과 사업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 제안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구간은 최종 확정 여부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하화가 발표되면 집값이 바로 오르나요?
발표 시점과 실제 가격 변화 사이에는 시간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의선숲길 같은 과거 사례에서는 실제로 완공 이후 상권과 주변 가격에 변화가 확인됐지만, 이는 사업이 상당히 진행되거나 완료된 이후의 결과이며 발표 직후에 곧바로 나타나는 변화는 아니라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우리 동네도 지하화 대상이 될 수 있나요?
현재는 대전, 부산, 안산이 선도사업으로 확정됐고, 서울과 경기, 인천의 여러 구간은 지자체가 국토부에 제안한 상태입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이 해당 노선에 포함돼 있는지, 그리고 제안 단계인지 확정 단계인지는 국토교통부나 해당 지자체의 최신 발표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선도사업 지정부터 실제 착공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정확한 기간을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각종 협의 절차를 거치는 데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거론됩니다. 안산선처럼 선도사업으로 확정된 구간도 2025년 9월 기준으로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있는 만큼, 착공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해보면 철길 옆 동네가 오랫동안 소음과 단절된 생활권 때문에 저평가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 시행과 대전, 부산, 안산의 선도사업 확정을 계기로 이 지역들이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여러 구간은 아직 제안이나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성급하게 결과를 예단하기보다는 진행 상황을 꾸준히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철길 옆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저평가됐던 동네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갈지는 시간이 답을 줄 문제입니다. 관심 있는 지역이 있다면 국토교통부와 지자체의 공식 발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이번 글에서 정리한 흐름을 하나의 참고 자료로 삼아 차분히 지켜보시기를 응원합니다.
참고 자료
아래 자료를 참고해 정리했습니다. 제도와 일정은 바뀔 수 있으니 중요한 내용은 각 기관의 공식 공지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시행방안 발표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4-12-30)
- 철도지하화 선도 사업 첫 타자 ‘대전 조차장역’ 선정 (중도일보, 2025-02-19)
- 이달말 철도지하화 선도사업 발표… ‘경부선·안산선·경인선’ 선정 주목 (경인일보, 2025-02)
- 안산선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기본계획 수립 추진 (한국교통연구원(kric.go.kr), 2025-09-15)
-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중장기로드맵 수립…’선도사업 지정은 연기’ (철도경제신문, 2025)
- 땅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집값 반전…제2의 연트럴파크 어디? (한국경제, 2026-09-20)
- 철도·도로 지하화하니…주변 사업체 늘고 상권도 커졌다 (뉴스핌(국토연구원 분석 인용), 2026-09-22)
- 역세권 고밀 복합개발 본격화 …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하위법령 1월 31일 시행 (국토교통부, 2025-01-31)
